현대차 각종 결함 문제
언제까지 눈 가리고 아웅?
이제는 달라져야 할 때

[오토모빌코리아=뉴스팀] 최근 현대자동차의 결함 논란이 계속해서 불거지고 있다. 출시하는 거의 대부분의 신차에서 크고 작은 결함들이 발견되며 소비자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자동차가 국내•외로 많은 발전을 이루고 있던 중이라 아쉬움이 더욱 크다.

논란이 계속되던 중 현대차 울산공장의 모습을 담은 영상에서 작업자가 스타렉스의 뒷문을 발로 차서 단차를 맞추는 모습까지 발견되면서 조립 공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까지 등장했다. 오늘은 현대자동차가 나아가 주었으면 하는 방향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제조사로서의 현대차
많은 성장을 이뤄냈다

현대자동차는 작년에 약 719만 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 판매량 5위를 차지했다. 국내에서는 디자인 철학인 ‘센슈어스 스포티니스’와 첨단 사양에 집중하여 판매 실적을 올렸다. 해외에서는 국제 모터스포츠 대회인 WTCR에서 드라이버 우승, WRC에서 제조사 우승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를 통해 현대자동차의 기술력을 전 세계에 알렸다.

뛰어난 가성비에 더한 첨단 기술력과 안전성은 현대자동차의 큰 장점이다. 1967년 완성차 업계에 후발 주자로 뛰어든 지 불과 반세기 만에 글로벌 시장 5위를 달성한 것은 대단한 업적이다. 다양한 선발 주자들과 기술제휴를 맺어 이들을 빠르게 쫓아가려는 ‘패스트 팔로워’ 전략이 성공적이었다.

해외 시장 진출
품질과 이미지 개선

현대자동차는 불과 20년 전만 해도 해외 시장에서 싸구려 자동차란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2005년 북미 현지 공장 설립을 기점으로 꾸준히 품질과 이미지 개선에 노력을 기울였다. 쏘나타와 엘란트라(아반떼)를 중심으로 판매량을 점차 늘려나갔다. 최근에는 코나, 싼타페, 팰리세이드로 이어지는 SUV 라인업을 통해서도 선전하고 있다. 고성능 브랜드 제네시스의 역주도 인상적이다.

유럽 시장에서도 반응이 좋다. ‘실용성’과 ‘주행성능’을 필두로 까다로운 유럽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해치백 라인업인 i 시리즈는 좁고 굴곡이 많은 유럽의 도로 특성을 잘 파악한 모델로 유럽 진출을 돕는 디딤돌이 되었다. 최근에는 i30 N, 벨로스터 N, i30 패스트백 N으로 이어지는 고성능 라인업을 성공적으로 시장에 내놓았다. 콤팩트 크로스오버 차량에 대한 유럽인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투싼도 판매량을 견인 중이다.

품질 및 서비스 논란
소비자들 “못 참겠다!”

그러나 현대자동차가 진정한 진화를 이뤄냈는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전부터 크고 작은 결함들이 계속해서 발견되더니 최근에는 거의 모든 신차에서 결함이 발견된다. 위험한 사고로 이어질 뻔한 결함들도 존재하여 ‘흉기차’라는 별명도 생겼다. 결함 내용에 대해서는 “심각함을 인지하고 조사 중이다”라는 말만 반복하여 소비자들의 불난 마음에 기름을 붓고 있다. 결함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겉만 번지르르하고 속은 썩어 문드러졌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비스 논란도 계속된다. 결함이 있다면 인정하고 빠르게 수리해 주는 것이 옳은 행동이지만, 현대자동차의 태도는 그렇지 않다. “운전자의 책임도 있다”라며 책임을 피하려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7개월 만에 같은 이유로 4번의 수리가 있었음에도 차량 교환을 해주지 않았던 사건도 있었다. 결국에는 한국소비자원의 조정을 받고서야 차량 교환 조치를 내리면서 단순히 차량 교환을 피하기 위해 ‘돌려 막기’를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이외에도 제품에 같은 결함이 있어도 해외에서는 리콜 대상인 차량이 국내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내부 고발도 있다.

돈 되는 모델만 팔고
눈앞에 보이는 것만 쫓는다

현대자동차는 세단과 SUV를 중심으로 한 판매 전략을 통해 단기간에 크게 성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판매 전략이 앞으로도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많다. 세단과 SUV는 성공적이지만, 다른 모델들의 성적은 참혹할 정도로 부진하다. 상용차가 대표적이다. 유럽의 상용차 시장을 공략한 쏠라티는 경쟁 모델들에게 처참하게 패배했다. 북미 상용차 시장에는 아예 진출 자체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헤일로 모델의 부재도 아쉬운 것들 중 하나이다. 헤일로 모델은 소비자들에게 기술력이나 잠재력을 보여주어 후광효과를 얻기 위한 모델로 고성능 스포츠카 또는 슈퍼카가 이에 해당된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메르세데스-AMG GTR과 아우디의 R8, BMW의 M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현대자동차에게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만한 헤일로 모델이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G70라는 스포츠 세단과 고성능 라인업 N이 존재하지만, 경쟁사들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패스트 팔로워‘ 전략
항상 한 발씩 늦는다

현대자동차는 지금까지 업계 후발주자로 ‘패스트 팔로워’ 전략을 사용했다. 빠르게 경쟁 업체를 따라잡는다는 취지로 지금까지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팔로워는 말 그대로 따라가는 업체다. 바꿔 말하자면 항상 한 발씩 늦는다는 소리가 된다. 이제는 무엇인가를 최초로 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

리더 제조사들이 고성능 브랜드를 만들자 현대자동차도 ‘제네시스’를 만들었다. 리더들이 모터스포츠를 통해 마케팅 효과를 얻고 기술력을 자랑하자 WRC에 진출해서 같은 효과를 얻고자 했다. BMW가 ‘M’, 메르세데스-벤츠가 ‘AMG’를 통해 고성능 라인업을 구축하자 현대자동차도 ‘N’을 만들었다. 모두 동종 업계의 리더들을 따라 한 전략이다. 현대자동차는 리더가 되어 최초로 무엇인가를 하는 것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1. 품질 개선
그리고 서비스 개선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듯이 품질에 대한 문제는 어느 제조사에서나 등장할 수 있는 문제다. 결국에 제조사의 미래는 문제에 얼마나 투명하고 발 빠르게 대처하는지에 달려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대답은 “문제를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으며, 원인을 조사 중이다”라는 형식적인 말이 아니다. 그들이 원하는 대답은 ‘결함의 원인은 무엇이며, 어떻게 고쳐나갈 것인지’에 대한 투명하고 상세한 설명일 것이다.

BMW가 좋은 예시이다. 재작년 520d를 포함한 여러 차종에서 결함이 발생하며 품질 논란에 휩싸였다. 심지어 국토부의 리콜 명령이 내려지면서 BMW의 브랜드 이미지는 순식간에 바닥을 찍었다. BMW는 문제에 대해 누구보다 투명하고 발 빠르게 대처했다. BMW 그룹 코리아의 김효준 회장과 독일 본사 임원진은 일단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대국민 사과를 진행했다. 또한,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과 현재의 진행도를 명확히 밝혀 소비자들의 분노를 가라앉혔다. 이러한 발 빠른 대처와 투명한 공개를 통해서 BMW는 국내 수입차 판매량 2위를 지킬 수 있었다. 현대자동차가 본받았으면 하는 부분이다.

2. 다양한 차종에 대한
투자와 헤일로 모델의 개발

현대자동차는 여태까지 돈 되는 것에만 투자하고 돈 되는 것만 팔려고 했다. 그러나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돈 안 되는 것에도 공을 들여야 한다. 즉, 상용차를 포함한 다양한 차종과 헤일로 모델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소비자들은 제조사의 다양한 차종을 종합적으로 바라보며 ‘브랜드 이미지’를 만든다. 또한, 헤일로 모델은 소비자들에게 제조사의 기술력과 잠재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결국에 이 모든 것은 ‘브랜드 정체성’ 구축에 영향을 미친다.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인 것이다.

다행히도 최근 현대자동차가 영입한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이 이러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N이라는 고성능 라인업을 통해서 헤일로 모델 구축에 투자하고자 하는 모습이다. 특히 i20 WRC 모델을 통해서 쌓은 기술력을 통해 WTCR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 레이스에 N 라인업을 출전시켜 준수한 성과를 얻고 있다. 미드십 후륜 구동 스포츠 콘셉트카 RM 시리즈의 개발도 반갑다.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이 지속적으로 양산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만약 출시된다면 현대자동차의 헤일로 모델로 큰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디 이러한 움직임이 단순한 ‘보여주기’를 위한 것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란다.

3. 벤치마킹은 이제 그만
현대차만의 정체성 확립

현대자동차는 ‘패스트 팔로워’ 전략을 통해서 여러 리더 제조사들을 벤치마킹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 5위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이제는 리더 제조사들을 거의 따라잡은 상황이므로 전략의 변경이 시급하다. 자격은 충분하므로 또 다른 리더 제조사가 되기 위해 많은 것을 최초로 시도해야 한다.

자동차 시장은 4차 산업혁명에 따라 친환경 자동차와 자율 주행 자동차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약 150년을 함께 해온 내연기관에서 전기 구동계로 넘어가는 과도기는 현대자동차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다. 거의 모든 제조사가 친환경 자동차와 자율 주행 자동차로의 빠른 전환을 예고한 상황에서 현대자동차의 발 빠른 움직임이 필요할 때이다. 최근 현대자동차의 정의선 회장이 국내 전기차 배터리 주요 3사 현장을 모두 다녀왔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현대자동차가 친환경 자동차 시장과 자율 주행 자동차 시장에서는 팔로워가 아닌 리더로서 시장을 이끌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산 자동차 브랜드
자부심이 되어주었으면

국산 자동차 브랜드인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소비자들이 자부심을 느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그만큼 현대자동차의 정체성이 너무 모호하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라는 슬로건으로 기술력이라는 키워드를 정체성으로 삼았다. BMW는 ‘진정한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슬로건으로 하여 자사를 강조했다. 이런 와중에 현대의 브랜드 슬로건이 너무 아쉽다. ‘새로운 생각, 새로운 가능성’부터 ‘자동차에서 삶의 동반자로’까지 도무지 뭔 소리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현대자동차가 더 나은 진보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확실한 브랜드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 현대자동차가 독창적이고 확실한 정체성을 가지고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승승장구할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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