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상당한 국내 수입차 시장
그중 3040세대의 비중이 크다
그들이 수입차를 선택하는 이유?
현 현상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와
[오토모빌코리아=뉴스팀] 대한민국의 수입차 시장은 우리의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그 규모가 크다. 국내서 매년 판매량 1ㆍ2위를 다투는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의 경우 판매량 기준으로 전 세계 5위에 해당하며, 포르쉐, 페라리 등의 슈퍼카 역시 판매량 기준으로 전 세계 10위권 안에 들 정도다.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긴다. 수입차를 구매한 국내 소비자들 중에서, 그 비중이 가장 높은 세대는 어떤 세대일까? 그리고 이들의 구매 비중이 가장 높은 수입차 브랜드는 과연 어떤 브랜드일까? 이번 시간엔 수입차 구매 통계를 기반으로 위와 같은 궁금점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다.

국산차가 아닌
수입차 선택하는 3040세대
지난 3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지난해 수입차를 구매한 소비자들 중 40세 이하 소비자들의 비중이 매우 높아졌다고 밝혔다. 40세 이하 소비자들이 구매한 수입차는 총 6만 2,581대로, 이는 지난해 수입 신차 등록 대수 27만 6,146대의 22.6%에 달하는 수치다.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부족한 20대를 제외하면, 국내 수입차 시장을 주도하는 핵심 세대는 3040 세대인 것이다.
국산차의 경우는 어떨까?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현대차와 제네시스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들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세대는 바로 50대다. 기아는 현대차, 제네시스와 다르게 한 세대 젊은 40대의 구매 비중이 가장 높았지만, 현대차그룹 전체로 보면 50대 이상 중장년층의 구매 비중이 41.3%로 가장 높다.
3040세대의 비중
가장 높은 곳은 테슬라
그렇다면 3040세대의 구매 비중이 가장 높은 수입차 브랜드는 어디일까? 바로 전기차 시장의 선두주자, 테슬라다. 테슬라의 경우 30대의 구매 비중이 38.5%에 달하고, 40대의 구매 비중이 37.8%에 달한다. 30대와 40대를 합치면 총 76.3%에 달한다. 테슬라 차량을 구매하는 소비자 10명 중 7~8명은 3040세대인 것이다.
테슬라 다음으로 3040세대의 구매 비중이 높은 수입차 브랜드는 바로 BMW다. BMW의 경우 30대의 구매 비중이 36.8%에 달하며, 40대의 구매 비중은 35%에 달한다. BMW 차량을 구매하는 소비자들 중 71.8%가 3040세대인 것이다.
슈퍼카도 예외는 아냐
수입차를 선택하는 이유는?
차량 가격이 수억 원대를 호가하는 슈퍼카 시장에서도 3040세대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3040세대들은 포르쉐에선 64.5%, 페라리에선 57.9%, 마세라티에선 58.4%의 구매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는 보통 3040세대보다 더 강한 구매력을 갖춘 5060세대가 고가의 수입차나 슈퍼카를 탈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해당 통계는 우리의 생각과는 다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수입차와 국산차를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보면, 몇 가지 부각되는 단점들이 있다. 대표적인 단점은 역시 국산차 대비 차량 가격은 물론 차량 수리 비용이 비싸다는 점이다. 이 외에도 수리 기간이 국산차보다 길고, 차량 부품 수급 등에 어려움이 크다는 단점들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40세대가 국산차가 아닌 수입차를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차량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
3040세대가 국산차 대신 수입차를 선택하는 이유. 하나는 바로 차량에 대한 인식의 변화다. 3040세대보다 한 세대 위인 5060세대의 경우, 차량을 단순한 이동 수단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3040세대는 차량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려는 경향이 강한 편이다. 일종의 패션인 것이다. 때문에 국산차보다 가격이 비싸다 하더라도, 자신에게 적합하다 생각한 차량이라면 망설임 없는 구매로 이어지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길거리에 나가도 내가 타는 차를 찾기 어렵다”라며 “내 정체성을 차량으로 표현하고 싶어 마세라티 차량을 샀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이미지가 무엇일까 오랫동안 고민해 봤다”라며 “그러던 중 BMW의 차량들이 나와 가장 어울린다 생각해 결국 BMW 차량을 구매하게 됐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국산차와 수입차 가격이
계속 좁혀지고 있다
또 다른 이유 하나는 가격의 문턱이 이전보다 낮아졌다는 점이다. 지난 20년간, 국산차들의 가격은 끊임없이 상승해왔다. 매년 큰 폭으로 오르는 국산차 가격에 나중엔 수입차와 비슷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왔었는데, 현재는 더 이상 웃고 넘어갈 수 있는 말이 아니게 됐다. 2022년을 기준으로 국산차와 수입차의 가격 차이가 역대 최저치로 좁혀졌기 때문이다.
국산차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기도 했지만, 모델 다양화 전략으로 인해 수입차 가격이 감소했다는 점도 한몫했다. 현재 메르세데스 벤츠의 A 클래스와 BMW의 1시리즈의 경우, 4,000만 원대로도 구매가 가능하다. 실제로 수입차를 구매한 소비자들 중 국산차와 가격차이가 그리 크지 않아 기술력이 더 높은 수입차를 선택한 소비자들의 비중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수입차 구매 소비자들 중 3040세대의 비중이 가장 높다는 통계에 일부 네티즌들은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수입차의 구매 연령층이 낮아질수록, 무리해서 수입차를 구매하는 카푸어가 늘어날 확률이 높다는 것이 그들의 의견이다. 한 네티즌은 “현실적인 경제관념과 차량 유지 개념 없이 수입차를 구매하고 고생하는 카푸어들이 점차 늘어날까 봐 걱정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국산차 업체 관계자들도 이러한 현상에 우려가 깊은 상황이다. 미래의 주요 고객층이 될 3040세대가 수입차로 이탈될 경우, 국산차 업체가 다시 이들을 붙잡긴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만약 생애 첫 차로 수입차를 구매한 소비자가 향후 현대차나 기아의 차량을 구매할지 의문”이라며 “국산차 업체로선 점점 떠나고 있는 3040세대를 잡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펼쳐야 할 것”이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