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 안전도 테스트
신차 출시 전 필수 과정
국내 상황은 충격적이다

안전성은 자동차가 갖춰야 할 필수 요건 중 하나다. 아무리 성능이 우수하고 편의 장비가 한가득 들어갔더라도 가벼운 접촉 사고 한 번으로 쿠킹호일처럼 구겨지는 차에 목숨을 맡길 사람은 없을 것이다. 또한 안전성은 상품성을 넘어 각국의 규제와도 연관되는데, 선진국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는 신차의 출시를 금지한다.
따라서 각 국가는 신차 충돌 안전도 평가 기관 ‘NCAP(New Car Assessment Program. 앤캡)’을 운영하고 있다. 유럽은 유로 NCAP, 호주는 ANCAP, 우리나라는 KNCAP 등으로 분류한다. 매년 출시되는 신차가 국가에 따라 적게는 두 자릿수에서 많으면 세 자릿수까지도 되는 만큼 NCAP은 쉴 틈이 없이 바쁘게 돌아갈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작년 한 해 동안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2022년 신차 84종 출시
평가 결과 공개는 ‘0건’


국토교통부는 매년 말 국내 시장에 출시된 주요 차종의 안전도 테스트 결과를 공개하고 그중 최우수 모델을 선정해 시상식을 진행해왔다. 2022년 국내 시장에 출시된 국산 및 수입 신차는 총 84종으로 확인되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은 2022년 신차 안전도 평가(KNCAP) 결과를 단 한 건도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 2017년에는 신차 안전도 평가 후 결과를 즉시 공개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2010년에서 2015년까지는 상/하반기에 각 1회씩, 2016년에는 연 1회 결과를 공개했으나 평가가 완료된 직후 공개하겠다고 방침을 바꾼 것이었다. 또한 안전도 평가에 첨단 안전장치 도입 확대와 여성 운전자 증가 등의 추세를 반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평가 직후 공개 약속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해당 발표 후 2017년 하반기부터 국산차 위주의 신차 안전도 평가 결과가 비정기적으로 발표되긴 했으나 이후에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온 것으로 전해진다. 그나마 최근인 2021년의 경우 8월 테슬라 모델 3와 현대 아이오닉 5의 안전도 평가 결과가 공개되었다. 그리고 동년 12월 21일 메르세데스-벤츠 EQA, 기아 EV6 등 국내에 출시된 11개 차종에 대한 평가 결과가 공개된 것이 마지막이었다.
따라서 작년 국내에 출시된 신차들의 안전성은 IIHS나 유로 NCAP 등 해외 기관 테스트 결과나 브랜드 자체 평가를 찾아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요즘 이슈가 되는 전기차의 경우 소비자 입장에서 안전성에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 내수용 모델에 대한 테스트 결과가 사실상 없으며 현대 캐스퍼와 같은 내수시장 전용 모델은 어떤 안전도 테스트 결과도 찾아볼 수 없다.
평가 없이 출시한 캐스퍼
“선진국 되기 글러 먹었다”


국토부는 현재까지 해당 사안에 대해 어떠한 입장 발표도 없는 상황이다. 네티즌들은 “포터랑 봉고도 충돌 테스트 없이 잘만 팔아먹었지”, “이 나라는 선진국 되기 글러 먹었다”, “당연히 충돌 테스트 다 거치고 파는 줄 알았는데? 충격이다”, “국내 테스트를 안 할 거면 해외 테스트 시행 후 출시하게끔 법을 바꿔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내수형, 수출형 안전성 다 똑같다고 해도 국내 상황이 이러니 믿을 수가 없다”, “세금이 살살 녹고 있어요”, “캐스퍼 충돌 테스트 결과를 계속 기다리고 있는데 국토부 일 진짜 안 하는구나”, “이미 테스트는 다 했는데 수출형이랑 격차가 너무 커서 공개를 못 하는 거 아닌가?“와 같은 반응도 찾아볼 수 있었다.
옛날에 기아 베스타 광고 충돌시험 하는거 조금 보여주다가 화면 딴데 돌려버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