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차 필수품 요소수
가격은 안정되었지만
문제는 ‘불량 요소수’
디젤차를 운행하는 차주들의 후회가 날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가솔린차보다 유류비가 저렴해 구매했더니 경유값이 휘발유값을 뛰어넘어 버렸고 유로 6 기준이 적용된 차량의 경우 요소수 값이 추가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작년 6월 전국 평균 최고치 2,158원을 찍은 경유값은 점점 진정되는 분위기지만 1월 8일 기준 1,702원으로 여전히 부담스럽다.
요소수의 경우 지난 2021년 말부터 작년 초까지 원자재 공급난의 여파로 요소수 대란이 일어난 바 있다. 현재 요소수 가격은 L당 1,000~1,500원 선으로 안정되었으나 또 다른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요소수 대란 이후 공급 업체가 폭증하면서 불량 요소수도 함께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불량 요소수를 사용할 경우 엔진 효율이 떨어짐은 물론이며 최악의 경우 거액의 수리비가 발생할 수도 있다.
대란 이후 많아진 저가품
최악의 경우 차 망가져


업계에 따르면 요소수 대란 이전 60종에 불과했던 요소수가 지금은 1,000여 종으로 폭증했다. 요소수 제조사 대부분은 석유 품질관리원과 환경부로부터 인증받은 순도 99.9%의 고품질 요소수를 판매하고 있지만 정제 과정에서 인산염, 철, 아연, 칼슘, 구리 등 불순물이 함유될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
만약 완성차 제조사가 권장하는 것과 다른 제품이거나 인증 자체를 거치지 않은 저가 요소수를 사용하면 불순물로 인해 요소수 인젝터가 막히거나 SCR 촉매가 깨질 수도 있으며, 머플러에도 오염 물질이 쌓여 엔진 출력과 연비를 떨어트릴 수 있다. 또한 요소수를 주입하는 과정에서 주입구로 먼지나 이물질이 유입돼 관련 계통에서 고장이 발생하는 사례도 종종 보고된다.
수리비만 1,000만 원
검증된 제품만 사용


실제로 교통 환경연구소가 작년 3월 시중에 유통되는 요소수 461종의 품질을 테스트한 결과 110개 제품이 불량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불량 요소수를 지속적으로 사용한다면 최소 수백만 원에서 최악의 경우 천만 원을 넘기는 수리비가 발생할 수 있어 품질이 확실히 검증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또한 요소수를 제때 보충해주는 습관도 중요하다. 통상적으로 SUV의 요소수 탱크 용량은 20~25L, 버스나 대형 상용차는 40~60L로 알려져 있다. 차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완성차 제조사들은 대부분 누적 주행거리 6천~8천km마다 요소수를 보충할 것을 매뉴얼에 명시하고 있다. 요소수 잔량이 약 5L, 주행가능거리로 치면 2,400km가량 남았을 경우 계기판에 경고등이 뜨는데 가급적 이때 보충해주는 게 좋다. 요소수가 소진됐을 경우 재시동을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평소 차량 관리도 중요
보관 역시 신경 써줘야


요소수 가격이 부담된다면 연료와 마찬가지로 요소수도 사용량을 절약할 방법이 있다. 요소수의 과다 분사를 방지하기 위해 평소 연료 분사 시스템과 흡기 시스템을 깔끔하게 관리해주는 것이 좋다. 둘 중 한 곳에라도 문제가 생길 경우 연소 효율이 떨어져 배출 가스가 증가하며 이에 따라 요소수 분사량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정상 품질의 요소수를 구매했더라도 보관 방법에 따라 품질이 달라질 수 있다. 요소수는 섭씨 -11도 이하에서 동결되나 온도가 다시 올라가면 다시 녹으며 원상태로 돌아온다. 문제는 25도 이상의 고온에 노출됐을 경우다. 이때는 암모니아가 증발해 요소수 농도가 급격히 떨어지니 과감히 버리는 것이 좋다. 제조일로부터 2년 이상 지난 요소수도 사용하지 말고 새로 구매하는 것이 권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