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레스로 큰 성공한 쌍용
티볼리 시절과 비슷하다
조심해야 하는 쌍용차 전략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자신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주력 모델들을 최소 하나씩 갖고 있다. 예를 들어볼까? 현대차에는 그랜저가 있겠고, 기아에는 쏘렌토가 있겠다. 그렇다면 쌍용차는 어떤 차량을 주력 모델로 삼고 있을까? 아마도 토레스가 아닐까 싶다. 지난해 7월에 출시된 쌍용차 토레스는 하릴없이 이어진 인수전에 점차 무너지던 쌍용차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은 구세주와 같은 모델이기 때문이다.
토레스는 지난해에만 국내 시장에서 6만 8,666대를 판매했다. 해외 시장에서도 4만 5,294대라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엄청난 흥행을 이어갔던 해당 차량. 이제 쌍용차는 토레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차량들을 선보일 준비를 하는 중이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과거 쌍용차가 보여줬던 문제점 하나가 재현이 될까 우려를 보내고 있다. 쌍용차가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문제점, 과연 무엇일까?
껍데기만 바꾼
쌍용 코란도
토레스가 등장했을 당시 일부 네티즌들은 “토레스는 실내 인테리어와 껍데기만 바꾼 코란도에 불과하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실제로 토레스와 코란도의 휠베이스는 5mm만 차이 날 정도로 거의 비슷한 길이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토레스는 코란도보다 약간 커진 사이즈로 출시되었는데, 이는 코란도에 사용되던 플랫폼과 동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쌍용차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을 것이다. 토레스가 출시되었을 당시 파산에 가까울 정도로 회사는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있었고, 자체적으로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할 여력을 가지고 있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크기만 조금 늘린 코란도’라는 인식을 가질 수밖에 없던 것이다.
티볼리처럼 우려먹는
쌍용차의 디자인
과거 쌍용차는 티볼리를 출시하면서 소형 SUV 시장을 휘어잡기도 했다. 이후 소형 SUV 시장은 코나와 셀토스 그리고 트레일블레이저 등 다양한 차량들이 나오면서 티볼리는 자연스럽게 도태되기 시작했다. 쌍용차는 살아남기 위해 롱바디 모델 티볼리 에어와 상품성이 보완된 모델을 출시하긴 했지만 2017년도와 2018년도만큼의 판매량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더 큰 문제는 쌍용차가 티볼리의 디자인을 코란도에도 적용한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물론 패밀리룩이라고 우길 수 있겠지만, 코란도와 티볼리는 확실한 구분점이 필요했다.
하지만 당시 소비자들은 패밀리룩에 대한 별다른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고, 오히려 “패밀리룩 디자인은 지루하다”라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이런 변화를 따르지 못한 쌍용차는 코란도의 실패를 맞이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이번 토레스의 등장으로 많은 소비자들이 디자인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하고 있지만, 반드시 주의해야 하는 것은 티볼리처럼 토레스 디자인을 모든 차량에 적용할 조짐이 보인다는 것이다. 물론 잘 만든 디자인이긴 하지만, 토레스 디자인이 언제까지 유효할지 모르기 때문에, 적어도 쌍용차의 성공이 이어지기 위해선 페이스리프트와 같은 변화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차량의 완성도
쌍용차에서 신차를 만들 때 가장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은 디자인과 성능이 아닌 바로 완성도다. 지난해 7월 토레스가 출시되었을 당시 전국적인 장마가 이어지고 있었다. 그때 토레스에서 발생한 치명적인 문제가 바로 고무 몰딩의 불량으로 인한 누수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센서의 오작동과 후방카메라 가이드라인 휘어짐 등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했고, 이에 대해 쌍용차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무상 수리를 진행했다.
물론 발 빠른 대처를 했다고 볼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완성도를 높여 수리가 필요하지 않게 차를 완성하는 것이다. 물론 어느 정도 결함이 발생할 수 있지만, 누수나 오류 같은 것들은 자체 검수에서 발견해 결함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