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공사 많은 4월 사고 급증
한 운전자 사연에 네티즌 격분
작업자 안전은 운전자 손에 달려

지난 9일 한국도로공사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8~2022년) 고속도로 작업장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모두 199건으로 사망자는 50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는 사고 4건당 작업자 1명의 목숨이 빼앗기고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사고의 압도적인 원인으로 졸음 및 전방주시 태만이 차지했는데, 무려 전체의 92%에 달한다. 음주운전(2%)으로 인한 사고보다 현저하게 높은 수치를 나타내 큰 충격을 안겨줬는데, 특히 보수공사가 많은 4월에 사고 역시 덩달아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운전자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요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한 운전자의 사연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공분을 사고 있는데, 과연 무슨 일인지 알아보자.
전방주시 태만으로 사고 낸
운전자가 꺼낸 황당 주장


지난 17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도로 공사 중 일어난 사고입니다. 조언 좀 부탁드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제보자 A씨는 “도로 공사 중인 차량을 제가 미처보지 못하고 이미 봤을 때는 사고가 일어난 후였습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전방주시 태만으로 사고를 냈다며 가해자라는 사실을 인정했는데, 이어진 말에 네티즌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A씨는 “제가 가해자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도로 공사 중이었다면 의무적으로 몇 미터 전에 라바콘 설치 등을 통해 공사 중이라는 것을 알려줘야 하는 게 아닌지 궁금합니다”라며 “커브 돌면서 확인하지 못하고 일어난 사고인 만큼 제 과실이 100%인지 알고 싶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차량 블랙박스 본 네티즌들
맹렬한 반응 보여


이어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함께 공개한 A씨는 도로공사 측이 안전 관리 의무를 다 지킨 것인 지에 대해 네티즌들에 조언을 구했는데, 해당 영상을 확인한 결과 당시 현장에는 작업 차량 뒤편으로 한 작업자가 깃발을 들고 흔들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이를 두고 A씨는 작업자가 작업 차량 바로 뒤에서 깃발을 흔드는 것이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는데, A씨에 따르면 전방주시 태만을 초래했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자신의 차량이 파손된 것에 대해 전손 처리를 했다고 덧붙이곤 했다. 이를 본 한 네티즌은 “영상 20초 정도부터 작업자 분과 차량이 보이던 데 도대체 운전하는 동안 뭘 본 거냐”라고 질문을 남겼고 A씨는 차량 계기판 속도계와 차선 변경을 위해 사이드 미러를 봤다고 주장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더욱 격분한 반응을 보였는데, “사이드 미러를 하루 종일 보는 것도 아니고 그런 생각으로 운전대 잡지 마세요”, “100% 핸드폰 봤네”, “영상보니깐 차가 흔들리던데… 음주운전 아니신지”, “대낮에 이걸 못 보면..”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부 네티즌들은 “라바콘만 설치했어도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을 듯”, “도로공사 측도 잘못은 있는 것 같다” 등 A씨를 옹호하기도 했다.
전방주시 태만으로 아내 잃고
과실 책임까지 져야 한 피해자


한편 지난 3월에는 편도 3차선 고속도로에서 갑작스러운 차량 고장으로 부득이하게 2차로에 정차 중이던 승용차 한 대가 달려오던 대형 트럭 운전자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차량 운전자는 고속도로에 나가 수신호 중이었던 관계로 화를 면했으나, 차량에 탑승하고 있던 동승자는 숨졌다.
경찰 조사한 결과 트럭 운전자는 전방주시 태만으로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확인됐는데, 트럭 운전자 측 보험 회사에서 과실 비율을 6:4로 주장해 억울함을 호소하곤 했다. 이에 한문철 변호사는 “이렇게 사고가 났을 때 일단 차에서 내려 안전한 갓길로 피하고 뒤따르는 차량에 신호를 줘야한다”라며 “직선 도로였다면 7:3으로 말할 수 있겠지만 커브 길이라 6:4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