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의 차를 자기 차처럼
매일 밤 몰래 타고 다녔다
8개월 내내 몰랐던 이유는?

사건과 무관한 사진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절도 사건의 빈도가 낮은 편에 속한다. 신차를 선호하는 소비 특성에 따라 보안 시스템이 치밀한 신차가 많으며, 좁은 국토에 빽빽하게 설치된 CCTV 등 치안 수준이 높아 자동차 절도범들에겐 최악의 환경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군가 내 차를 훔치는 대신 매일 밤마다 몰래 타고 다닌 사실을 몇 달 만에 알았다면 어떤 기분일까? 실제로 이렇게 황당한 사건이 벌어져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잦았던 차량 고장
집 CCTV 확인해 보니…

엔진 경고등(사건과 무관한 사진) / 사진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사건과 무관한 사진 / 사진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지난 9일 ‘남이 몰래 새벽에 제 차 끌고 나가서 운전한다는 걸 8개월 만에 알았네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다. 작성자 A씨는 요즘 차를 고쳐도 고장 나기를 반복했다며 운을 뗐다. 연료 라인이나 엔진에 물이 찬다는 서비스 센터의 진단에 부품을 세척하고 교체했는데도 고장이 3번이나 이어졌다고 한다.

A씨는 서비스센터도 주유소도 문제가 없었다고 판단하고 누군가 차에 의도적으로 물을 넣었을 것이라 의심했다. 이후 그는 엔진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 작년부터 촬영된 아파트 CCTV 영상 중 밤이나 새벽 시간대에 찍힌 영상 위주로 돌려봤다. 2시간가량 탐색한 끝에 A씨는 충격적인 장면을 찾아낼 수 있었다.

밤마다 몰래 타고 나가
기름 대신 물 채워 넣어

사건과 무관한 사진
사건과 무관한 사진 / 사진 출처 = ‘Carscoops’

문제의 장면에는 누군가 밤 11시쯤 A씨의 차를 끌고 나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는 1~2시간 뒤에 당당하게 자신의 차처럼 주차했다고 한다. 나머지 영상까지 모두 살펴본 A씨는 작년 9월부터 이런 일이 일어났으며 새벽에 자기 차처럼 끌고 나가서 아침이 되기 전에 끌고 들어오길 반복했다는 것을 추가로 알아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따로 있었다. A씨는 주유를 하지 않았는데도 다음 날 자동차 연료 게이지가 올라가 있던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역시 문제의 인물이 벌인 짓으로, CCTV 영상에는 그가 A씨 차량의 주유구를 열고 생수통을 꽂아 물을 부어 넣는 모습도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반복적으로 발생한 차량 고장의 원인이 정확히 밝혀진 셈이다. A씨는 그가 블랙박스만 지우는 식으로 증거를 인멸해 온 정황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정체는 같은 아파트 이웃
키를 차 안에 둔 이유는?

기계식 주차장 트렁크 개폐 사고(사건과 무관한 사진)
사건과 무관한 사진

A씨는 댓글을 통해 문제의 인물이 같은 아파트 7층에 사는 입주민이었다고 밝혔다. 해당 입주민이 A씨의 차량을 마음대로 운행할 수 있었던 건 자신이 차 키를 안에 뒀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거주지 주차장이 기계식인데 처음 이사 왔을 때 실수로 차 키 트렁크 열림 버튼을 눌러 사고가 난 적이 있어 그 후로 차 안에 키를 두고 다닌다는 것이었다.

A씨는 차에 키를 두고 다닌 건 자신의 잘못이라며 후회하는 한편 수리비가 1천만 원 넘게 나왔다며 다음날 경찰서에 갈 것이라고 전하고 글을 마무리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왜 키를 본인이 보관하지 않았냐”, “언론사 제보도 필히 하시길”, “같은 입주민이라니 진짜 제정신 아니네”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사건이 너무나 황당한 나머지 “현실성이 없어서 주작이 의심된다”라는 댓글을 남긴 네티즌도 찾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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