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위 비틀거리던 차량
차량 4대와 부딪히며 주행했다
알고 보니 ‘저혈당 쇼크’였다고

최근 도로 위를 곡예 주행하다 교통사고를 내는 운전자들의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대개 음주운전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차 안에서 ‘혈당 측정기’를 발견한 뒤 응급조치를 취하는 모습을 종종 목격하곤 한다. 저혈당 쇼크의 경우 심하면 의식을 잃게 되는데, 운전 중에 발생할 시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매년 전문가들은 전조증상이 올 때 재빨리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 말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저혈당 쇼크가 온 한 운전자가 추돌사고를 일으킨 것이 화제 되고 있다. 해당 사고를 본 네티즌들은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는데 과연 무슨 일인지 알아보자.
고속도로서 곡예 주행
4중 연쇄 추돌로 이어져


14일 경찰은 전날 오전 11시 16분쯤 경기 용인시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면 신갈분기점 부근에서 승용차 3대와 승합차 1대가 부딪히는 사고가 났다고 전했다. 이 사고로 승용차 운전자 등 3명이 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는데, 이날 사고는 60대 운전자 A씨가 몰던 승용차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상황을 찍힌 차량 블랙박스 속 A씨 차량은 마치 ‘음주운전’이라도 한 듯 여러 차선을 넘나들며 약 15km를 곡예 운전하다 2차로를 주행하던 승용차의 후미를 들이받곤 했다. 추돌 당한 차량은 그 충격으로 튕겨 나갔고 3차로를 달리던 승합차와 또 다른 승용차가 얽히는 연쇄 추돌사고로 이어졌다.
음주운전 의심케 한 운전자
주행 중 갑자기 정신 잃어


이에 주변 운전자들에 의해 음주운전 의심 신고가 경찰에 접수된 것인데, 출동한 경찰은 A씨 차 안에서 혈당 측정기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음주 측정 결과 음주 상태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아 A씨가 저혈당 쇼크로 실신해 사고를 냈다고 판단하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평소 저혈당 증세가 있는데 사고 당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는 것.
이를 목격한 고속버스 운전자는 “이쪽 저쪽으로 차가 비틀비틀 움직였다. 더 큰 사고가 날 것 같아 문제의 차량이 1차로에 진입한 순간 일부러 뒤에서 천천히 갔다”고 위험천만했던 순간을 설명했다. A씨의 사고를 접한 네티즌은 “이거 진짜 위험하다”, “면허 반납해야 할 듯”, “저도 저혈당 겪어봐서 아는데 더 이상 핸들을 못 잡겠더라고요.. 그래서 차 팔았습니다”, “더 세밀한 안전 대책을 세워야 한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운전자 안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


음주운전만큼 위험한 운전 중 저혈당 쇼크는 지난달에도 한차례 보도된 바 있다. 경기도 부천시 한 도로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를 운행하던 30대 여성이 저혈당 쇼크로 의식을 잃고 역주행하다 맞은편 도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카니발 차량과 충돌하곤 했다. 이 같은 저혈당 쇼크는 당뇨병 환자에게 잘 나타나는 증상인데, 국내 당뇨병 환자가 무려 약 570만 명에 육박한다는 사실.
영국에서는 저혈당 쇼크에 대한 심각성을 미리 인지함에 따라 인슐린 치료를 받는 당뇨병 환자에게 신고의무를 부여하고 어기면 벌금을 지불하게 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당뇨병을 비롯한 순환기 질환, 신경계 질환이나 실신 이런 들이 있고 나면 운전면허와 관련된 구체적 지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안전운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