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상조 재테크 활용
웅진·코웨이, 시장 진입
상조업계, 경쟁 본격화
2030세대가 기존의 예·적금이나 보험이 아닌 새로운 재테크 방식으로 상조 상품을 활용하는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물가 상승과 금리 변동에도 가입 당시 약정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점이 주목받으면서, 2030세대 사이에서 장례 대비가 아닌 미래 소비를 위한 선택지로 상조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30세대의 상조 상품 가입률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보람상조는 2021년 17%였던 2030세대 가입 비율이 2023년 30%로 상승했으며, 교원라이프도 같은 기간 18%에서 20%로 증가했다. 대명아임레디의 경우, MZ세대(1981~2010년생) 가입 비율이 14%에서 22%로 확대됐다. 프리드라이프 역시 지난해 2030세대 신규 계약 구좌 수가 2021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상조 상품은 은행의 예·적금과 달리 금리 변동의 영향을 받지 않으며, 가입 시 정해진 가격 그대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 이점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높아지면서, 가입 시점의 가격으로 미래의 서비스를 보장받을 수 있는 구조가 2030세대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일부 2030세대는 상조 상품을 단순한 장례 대비가 아닌 다양한 미래 소비로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대 초반에 가입해 일정 기간 납입한 후, 결혼 시 웨딩 서비스로 전환해 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이다. 현재 상조회사들은 웨딩홀 이용, 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및 메이크업 서비스 등 다양한 결혼 관련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상조 상품이 결혼 비용 절감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상조 상품을 여행, 이사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해 활용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2030세대가 상조시장의 신규 고객층으로 떠오르면서, 관련 업계가 젊은 층의 관심사를 반영한 맞춤형 상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프리드라이프는 올해 회원들을 위한 멤버십 혜택으로 KTX 할인은 물론 공항, 병원, 웨딩, 골프 등 다양한 목적으로 전용 차량과 운전기사를 지원하는 ‘프라이빗 이동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교원라이프 또한 LG전자와 제휴한 ‘LG구독 교원’ 상품을 통해 LG 가전제품 구독료를 지원해 소비자들의 초기 가전 구매 부담을 덜어주고, 동시에 미래의 경조사까지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중견기업들도 상조업계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기존에 교육, 학습지, 렌털업계에서 입지를 다져온 웅진과 코웨이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상조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보고 있으며, 최근 인수 및 신규 사업 진출을 통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
웅진은 지난 2월 17일 상조업계 1위 기업인 프리드라이프 인수를 위해 사모펀드 운용사 VIG파트너스로부터 배타적 우선협상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부터 협상을 진행해 온 웅진은 최근 1차 가격 조건 합의를 마쳤으며, 인수 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될 경우 오는 5월 안으로 거래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프리드라이프의 매각 가격을 9,000억~1조 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웅진 관계자는 “현재 인수 대금 마련에는 큰 문제가 없으며, 인수 후 어떤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고민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웅진의 상조업계 진출 배경에는 기존 교육 사업의 성장 둔화가 자리하고 있다. 웅진씽크빅의 매출이 그룹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로 성장세가 둔화하는 상황이다. 이에 웅진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상조업계를 선택했다. 특히 웅진씽크빅이 전국적으로 보유한 영업 조직을 활용할 경우, 프리드라이프의 영업망과 결합해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국내 렌털업계 1위 기업인 코웨이도 올해 상반기 상조 관련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코웨이라이프솔루션’을 설립한 코웨이는 실버 라이프 솔루션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고 밝혔다. 해당 자회사는 코웨이가 100% 출자한 기업으로, 초기 자본 100억 원이 투입된 상태다.
코웨이는 이번 신규 법인을 단순한 상조회사가 아닌 실버라이프케어 전문 기업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기존의 장례 서비스에서 벗어나, 노인 세대의 생애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교육과 렌털, 여행 등 다양한 분야와 결합이 가능한 상조 산업은 계열사를 보유한 중견그룹들이 시너지를 내기 좋은 업종”이라며 “현재 상조업계 주요 기업들이 계열사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만큼, 향후 차별화된 서비스가 필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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