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절반, 월 2~300만 원
조선업, 숙련 인력 확보 총력
외국인 가정, 교육비 부담↑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월급은 괜찮을까? 지난해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절반 이상이 월 200만~300만 원의 임금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이민자 체류 실태 및 고용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5월 기준 국내 15세 이상 상주 외국인은 156만 명이었다.
이들 중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200만~300만 원 미만이 51.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300만 원 이상을 받는 근로자는 37.1%였다. 체류 자격별로 살펴보면, 비전문 취업의 70.8%, 전문인력의 50.5%, 결혼이민자의 46.6%가 월 200만~300만 원의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영주권자(55.2%)와 재외동포(46.1%)는 300만 원 이상의 임금을 받는 비율이 높았다. 유학생의 경우, 100만~200만 원 미만의 임금을 받는 비율이 48.3%로 가장 많았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주로 광·제조업, 도소매업, 숙박·음식업에서 일하고 있으며, 단순노무직 종사자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체류 자격에 따라 한국어 실력과 생활 만족도에도 차이가 있었다. 전체 평균 한국어 실력 점수는 3.4점(5점 만점 기준)이었으며, 영주권자(4.3점), 재외동포(4.2점), 방문취업자(3.8점)가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보였다.
반면, 비전문 취업자(2.8점)와 전문인력(2.8점)의 점수는 낮았다. 한국 생활 전반에 대한 만족도는 평균 4.3점이었으며, 비전문 취업자의 만족도가 4.4점으로 가장 높았다. 반면, 방문취업자, 유학생, 재외동포의 만족도는 평균보다 낮은 4.2점이었다.

외국인 근로자의 17.4%는 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으며, 유학생의 경우 차별 경험 비율이 27.7%로 가장 높았다. 차별 이유로는 대부분의 체류 자격에서 ‘출신 국가’가 가장 많이 꼽혔으며, 비전문 취업자의 경우 한국어 능력이 주요 차별 원인으로 지목됐다.
한편, 국내 조선업계는 외국인 근로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정책 변화로 조선업 발주가 증가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숙련 외국인력에 대한 수요도 높아졌다. 현재 울산 지역 조선업체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약 5,000명이며, 이 중 E-7 비자를 보유한 숙련 노동자는 2,500명가량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조선업 맞춤형 외국인력 양성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울산시는 우즈베키스탄 출신 근로자를 대상으로 현지에서 조선업 맞춤형 훈련을 실시한 뒤, 이들을 울산 지역 중소 조선업체에 배치하는 방식이다. 이 사업은 외국인력의 수요자인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이 손잡고, 외국인 노동자의 모국에서 직업훈련을 진행하는 첫 사례다. 훈련 과정은 보온, 사상, 발판, 도장, 전기 등 5개 분야로 구성되며, 올해 약 280명의 근로자가 훈련을 받을 예정이다.
훈련을 수료한 근로자들은 오는 7월부터 12월 사이에 입국해 조선업체에 배치된다. 훈련 비용과 운영 전반은 울산시가 지원하며, 우즈베키스탄 정부도 훈련 시설 제공과 송출 절차 신속화에 협조하기로 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외국인력 양성 시범사업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업체가 직접 외국을 방문해 인력을 모집해야 했던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미 교육을 받고 입국하는 근로자들이라면 바로 작업에 투입할 수 있어 인력 질이 향상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이번 시범사업의 성과를 분석한 뒤, 맞춤형 외국인력 양성 과정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외국인 근로자 가정의 상당수는 자녀 교육비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18세 미만 자녀를 둔 외국인 중 44%가 교육비 부담을 호소했다. 특히, 결혼이민을 제외한 비전문 취업자와 방문취업자도 교육비 부담을 느낀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결혼이민자의 경우 자녀 교육비가 부담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38.9%였다. 외국인 근로자의 임금 수준과 주요 취업 분야, 조선업계의 외국인 노동자 유치 노력, 그리고 외국인 가정의 교육비 부담 문제는 국내 산업과 사회 전반에 걸쳐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향후 외국인 근로자 정책과 노동시장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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