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억 적자 누적
프리미엄 전략 부진
김홍국 회장 보수 24억 원

하림 그룹이 종합식품기업 도약을 목표로 야심 차게 추진했던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더미식’이 기대와 달리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대규모 광고비를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 증가가 미미했고, 결국 대규모 영업손실로 이어지며 적자 폭이 커졌다.
하림지주의 식품 계열사인 하림산업은 지난해 1,27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도 손실액 1,099억 원에서 177억 원이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은 705억 원에서 802억 원으로 100억 원가량 증가했지만, 손실 규모에 비하면 제한적인 수준이다. 이로써 하림산업은 창사 이래 100억 원이 넘는 연속적인 영업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하림산업은 원래 하림그룹의 서울 양재동 물류센터 개발을 위해 설립됐으나, 관련 인허가가 지연되면서 2019년 하림식품을 흡수합병해 식품회사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후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며 종합식품기업으로의 전환을 강조했고, 2021년 10월에는 ‘더미식’ 브랜드를 공식 론칭했다.
김 회장은 ‘더미식 장인라면’ 출시 당시 직접 발표에 나서며 브랜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고, 향후 연 매출 1조 5,000억 원 규모의 메가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를 위해 배우 이정재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고 총 267억 원에 이르는 광고비를 투입했다. 이후 제품군을 면류, 국물요리, 즉석밥 등으로 확장했고, 스트리트푸드 브랜드 ‘멜팅피스’, 어린이 식품 브랜드 ‘푸디버디’ 등도 연이어 출시했다.

그러나 실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더미식 론칭 첫해인 2021년에는 매출이 2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배 성장했지만, 이듬해 705억 원, 지난해 802억 원으로 성장세는 둔화했다. 같은 기간 적자 폭은 더욱 커졌고, 특히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가 늘어난 점이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하림산업의 매출원가는 1,318억 원으로 전년보다 약 160억 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원재료 비용은 578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100억 원 늘었으며, 전력비와 인건비, 물류비 등 공장 운영에 들어간 고정비성 비용도 상승했다. 판매관리비도 750억 원에 달했으며, 운반비와 외주용역비도 증가했다.

재고 부담도 커졌다. 지난해 하림산업은 유통기한 경과나 할인판매 필요 등의 사유로 인해 재고자산평가손실 10억 원, 평가손실충당금 24억 원을 계상했다. 해당 손실 규모는 2022년 대비 5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식품업계에서는 더미식의 판매 부진 원인 중 하나로 고가 전략을 지목하고 있다. 더미식 장인라면 한 봉지 가격은 2,200원으로, 경쟁사 제품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이 침체한 상황에서 지나치게 높은 가격은 소비자 접근성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하림그룹 김홍국 회장은 작년에 하림과 팬오션에서 총 24억 원 이상의 보수를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림이 공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 회장은 하림에서 6억 23만 원(급여 6억 원, 상여 23만 원)을 받았고, 팬오션에서는 18억 4,800만 원(급여 7억 9,600만 원, 상여 10억 4,900만 원)을 수령했다. 하림에서 받은 보수는 전년보다 18.1% 줄었으나, 팬오션에서는 오히려 1억 6,300만 원 늘어났다.
하림산업은 작년 7월에도 약 689억 원을 들여 익산 공장과 물류시설에 대한 추가 투자를 진행했다. 하림 측은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관련 투자가 마무리되면 적자 폭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실적만 놓고 보면, 대규모 투자와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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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에서 나오는 식품들 가격은 많이 비싼데 맛은 오히려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