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남겨둔 채 사라진 운전자
연례행사처럼 발생하는 해프닝
차박하다 차량이 침수되기도

지난해 10월 강원 동해시의 한 해안 도로에서 급격한 빗물에 차량 3대가 침수되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다행히도 차주 모두가 재빨리 대피해 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한 운전자가 장애물과 부딪혀 오른쪽 정강이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는 등 위험천만했던 순간을 실감케 했다.
특히 차량의 이동이 늘어날 때 이 같은 상황이 덩달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그런 가운데 지난 25일 영국의 한 해안 도로 한복판에 차를 방치하고 자취를 감춘 운전자의 사연이 전해지며 화제를 모았는데, 과연 이 운전자가 이렇게까지 해야만 했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알아보자.
해안 도로 길 한복판
가로막은 벤츠 차량


영국 매체 ‘매트로’에는 익명의 운전자가 해안 도로에 수천만 원에 이르는 메르세데스–벤츠를 덩그러니 남겨둔 채 자취를 감췄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벤츠 차량은 24일 밤부터 영국 콘월주 플레이디 해변 해안 도로를 막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는 반려견과 아침 산책을 나온 지역 주민 ‘대런 하드윅’이 가장 처음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런은 “전날 밤 엄청나게 멍청한 운전자가 술을 많이 마신 뒤 차를 몰았던 것 같다”라는 글과 함께 직접 찍은 벤츠 차량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벤츠는 좁은 해안 도로 사이에 오도 가도 못한 채 끼어 있었는데, 하루가 꼬박 지나서도 운전자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없었던 것.
드라이브하려고 진입했다가
갇히는 렌터카들 볼 수 있어


그런데 대런은 이러한 상황이 전혀 대수롭지 않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물론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벤츠로 인한 통행에 불편함을 겪고 있지만, 플레이디 해변 해안 도로에 차량이 낀 일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20121년에는 한 지역 주민이 정체가 심한 주요 도로를 피해 해안 도로로 진입했다가 벤츠 운전자와 똑같이 길 한복판에 차량을 방치한 채 떠났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거주민 역시 이곳은 매년 관광철만 되면 고급 렌터카로 막히곤 해 이제는 ‘연례행사’처럼 느껴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벤츠를 계속해서 방치할 수 없는 만큼 해당 도로 관할인 콘월 경찰서는 해안 도로를 폐쇄하고 차주를 수소문할 방침이다.
차박 인기에 침수사고 증가
조수 간만 차이 확인 필요해


한편 코로나19 이후 차박(차+숙박)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남에 따라 관련 사고 역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7월에는 해안가에 나란히 세워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두 대가 물에 잠기는 사고가 있었는데, 차박을 하고 아침에 일어나 보니 물이 차오른 것을 발견한 것이다.
다행히 더 늦기 전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조금만 늦게 알아챘을 경우 물이 차 내부까지 들어찰 수 있는 상황이었다. 특히 서해안은 조수간만의 차가 크다 보니 이러한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 해양경찰은 “침수 사고를 피하기 위해선 차를 주차하기 전 물이 들어오고 나가는 만조와 간조 시간을 확인해야 한다”라며 “이미 침수돼 갇혔다면 차량 옆 유리의 모서리 부분을 강하게 때려 깨뜨리고 탈출해야 한다”라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