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운정신도시
GTX 개통 후 급락
매수 심리 얼어붙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 노선 운정중앙역~서울역 구간 개통에도 운정신도시 집값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파주시 운정신도시 목동동의 ‘운정화성파크드림시그니처’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4억 9,800만 원(23층)에 거래됐다. GTX 기대감으로 집값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가격이다. 이 단지는 GTX 개통 전 최고 9억 5,000만 원(25층)을 기록한 바 있다.
GTX 운정중앙역 근처 다른 주요 아파트 단지의 상황도 비슷하다. ‘산내마을9단지힐스테이트운정’ 전용 59㎡는 지난달 4억 8,000만 원(25층)에 거래됐다. 이는 전달 5억 2,900만 원(15층)에서 약 5,000만 원 하락한 가격이며, 최고가인 7억 3,000만 원과 비교하면 2억 5,000만 원 하락했다.

같은 지역의 ‘산내마을6단지한라비발디’ 전용 84㎡ 또한 지난달 4억 2,000만 원(24층)에 거래돼 최고가 대비 2억 원 이상 떨어졌다. ‘운정신도시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 역시 6억 3,100만 원에 거래돼, 9억 4,000만 원이라는 최고가에서 3억 원 넘게 하락한 상황이다.
GTX 개통 전 운정신도시 집값이 상승했던 이유는 명확하다. 운정중앙역에서 서울역까지 이동 시간이 기존 약 90분에서 22분으로 단축되며 교통 호재가 시장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당시 집값 상승세는 매우 가팔라, 일부 단지에서는 반년 만에 약 2억 원이 오른 경우도 있었다.

운정중앙역과 가까운 동패동 초롱꽃마을 일대 일부 단지들까지 가격이 오르기도 했다. 입주 3년 차 신축인 초롱꽃마을13단지 디에트르더퍼스트 전용 59㎡는 지난달 12일 넉 달 전보다 1,500만 원 오른 5억 6,500만 원에 거래됐다. 같은 단지 전용 84㎡는 지난해 9월 7억 6,000만 원에 거래되며 2년 전 고점(8억 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지난 1월 28일 호갱노노에 따르면, 운정중앙역 인근 힐스테이트운정, 운정신도시센트럴푸르지오, 운정신도시아이파크 등 이른바 ‘힐푸아’의 호갱노노 방문자 수는 12월 넷째 주(23~29일) 기준 2만 8,100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개통 전인 12월 셋째 주 방문자 8,302명과 비교해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다르다. GTX 개통 후 오히려 집값이 떨어졌고, 매수 심리 또한 위축됐다. 파주 지역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GTX 개통 후 집값 상승을 기대한 일부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려 매물을 내놓았지만, 매수자들이 줄어들면서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실제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운정중앙역이 개통된 지난해 12월 말 이후 파주시 아파트 매물은 급격히 증가했다. 개통 전 5,453건에서 올해 3월 초 6,329건으로 매물이 약 16% 늘어났다. 이는 같은 기간 경기도 전체 아파트 매물 증가율 9.1%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올해 들어 파주시 아파트 가격은 0.17% 떨어졌으며, 최근 6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GTX 호재가 이미 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어 있었기 때문에 개통 이후 추가 상승 여력이 부족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추가로 GTX A노선이 공유되는 일산 지역의 집값 약세도 운정신도시의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출 규제 강화와 최근의 탄핵 정국으로 인해 부동산 매수 심리까지 위축된 것이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파주 운정신도시 지역의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저금리 시기와 GTX 착공 시점이 겹쳐 운정 지역 집값이 급등했던 점이 있다”며 “올해와 내년에도 1만 가구에 육박하는 입주 물량이 예정돼 있어 단기간에 집값이 다시 상승세로 전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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